뉴스에는 없는 뉴스2010. 5. 30. 08:30


몇일 전, 이탈리아 국영 텔레비전의 메인 뉴스인 TG1 의 앵커인 마리아 루이사 부시가 뉴스 보도의 편향성을 비판하는
편지를 게시판에 붙이고 뉴스를 떠났습니다.

우리나라로 말할 것 같으면, 9시 뉴스의 앵커가 자진 사퇴한 것 입니다.









이탈리아는 미디어 재벌인 베를루소코니 총리로 인해서, 언론의 자유를 탄압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본적인 총리에 대한 비판이 금기시 되는 것은 당연하고, 특히 지난해 베를루소코니 총리의 저택에서 열린
파티에서 
여성들과 돈을 주고 거래를 했다는 내용도 거의 다루지를 않아서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베를루소코니 총리는 장년층에게는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상황과 정말 흡사하죠?

장자연씨 사연이 저는 계속 생각납니다. 유언과 같은 글을 남기고 간 그녀.
하지만, 우리는 관련된 자의 이름도 거명할 수 없었습니다.

김길태의 얼굴은 물론, 김길태씨가 짜장면을 먹었다는 기사는 볼 수 있어도,
우리는 장자연씨와 관련한 사람의 이름이 난 기사를 볼 수 없습니다.






▲ 이탈리아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언론의 자유 순위가 높습니다.
   우리나라의 현실이 조금 느껴지나요?





우리나라도 마리아 루이사 부시 앵커와 비슷한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자진 사퇴가 아닌 강제하차...   






▲ 신경민 앵커(화면 왼쪽). 독도 발언 클로징 멘트이후에 강제하차를 당합니다.





비판이 없는 칭찬만 가득한 뉴스.
이런 뉴스를 말하는 아나운서, 앵커가 있다면 불쌍한 사람들 일 것 입니다.

하지만, 이들을 비판할 자격이 없습니다.

우리는 아무도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양심고백한 대운하연구원, 국세청장의 비리를 고발한 세무직원,
pd수첩은 법리적으로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말한 담당검사, 노세사회를 본 연예인 김제동....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징계를 지켜만 보았습니다.
앵무새처럼 말한다고 뉴스앵커를 지켜만 보는 우리 역시 영혼을 잃은 사람들 입니다.





회사 결정에 따라서 저는 오늘자로 물러납니다.
지난 일년여 제가 지닌 원칙은 자유, 민주, 힘에 대한 견제, 약자 배려, 그리고 안전이었습니다.
하지만, 힘은 언론의 비판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서 답답하고 암울했습니다.
구석구석과 매일 매일, 문제가 도사리고 있어 밝은 메시지를 전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희망을 품은 내일이 언제가 올 것을 믿습니다.
할 말은 많아도 제 클로징 멘트를 여기서 클로징하겠습니다.





 
Posted by 눠한왕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