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나의 일상2010. 7. 23. 08:00
요즘 몸을 한창 튜닝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급격하게 노쇠하다 보니 재점검이 필요해서 이렇습니다. ㅠ.ㅠ
치과에도 가고, 내과에도 가고, 안과에도 가고...각종 병원을 시간날 때마다 방문하고 있습니다.

하루는 새로(?) 생긴 빌딩에 피부과가 입점한 것을 보고,
생각할 것 없이 바로 건물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두둥, 뭔가 제가 전에 몇 번 방문했던 피부과의 모습과 사뭇 다릅니다.
문 앞 입구에 다가서자 대기하고 있던 남성이 문을 열어줍니다.

입장과 동시에 카운터에 앉아있는 세 명의 간호사(?) 누님(?)들이 벌떡 일어나서,
45.5 도 각도로 고개를 숙이는 배꼽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얼굴에 미소를 가득 머금고, 상냥하게 물어봅니다.

"무슨 일로 방문하셨나요?"


                             ▲ 손님이 들어오면 직원들이 앉아있다가 스프링처럼 튀어 오른다


"무좀 때문에 왔습니다"

"아..무..무좀이요

상냥한 미소천사 얼굴에서 뭔가 이상야릇한 표정으로 변합니다.
잠시 기다려야 한다고 이야기 하면서, 옆 직원에게 무뚝뚝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보험"

대기실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니, 대기인원이 제법 됩니다.
50대로 보이는 중년 여성분 부터, 어여쁜 교복치마를 입은 학생, 그리고 도도하게(?) 앉아있는 20대 대학생까지
모두 여성들 입니다.


                             


기다림 끝에 진료가 시작되어 방안으로 들어가니  의사가 무엇 때문에 오셨냐고 친절하게 물어봅니다.
무좀이라고 말하니, 역시 표정이 바뀌면서 양말을 벗어보라고 하네요.

양말을 다 벗기도 전에, '아...아, 다 벗을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약을 처방하면서 '꾸준히 바르세요' 말 한마디로 진료가 끝납니다. 

오래 전에 무좀 때문에^^;; 다른 피부과에 갔을때는, 의사 분이 친절하게 설명해주면서
이것 저것 권유도 하고, 약 설명도 해주었는데.....

병원에도 급이 있다는 생각이 확 드는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직원들이나 의사분의 미묘한(?) 태도 변화는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진료비 2300원, 약값은 13500원. 너무나 싼 진료비 환자가 탐탁치 않겠죠.
얼굴 피부전문(?)에 무좀환자가 찾아갔으니...^^;;



그리고 한 달 동안 꾸준히 먹고 바르고 나서 발을 살펴보니




정말 많이 좋아진 상태입니다.
무좀이 있으신 분들은 주저하지 마시고,
피부과에 가서 '먹는 약'과 함께 '바르는 약'을 처방받으시면 효과가 좋은 것 같습니다.

아, 물론 언제라도 다시 재발할 수 있습니다.
군대에서 생긴 이 무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조금만 방심하면 바로 또 나타나더라고요 ^^;; 

효과가 좋아서 며칠 전에 그 피부과를 재방문했습니다. ^_^ 
직원분들은 여전(?)했지만, 의사분께서 이번에는 친절하게 진료를 해주었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 거의 막판 진료이다 보니 피곤해서 그런 것 일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도 들고,
무좀 때문에 병원을 간다는 자격지심에서 나온 느낌은 아닌가 하는 마음도 듭니다.

그래도 불쌍한 우리 2000만 무좀 환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였을때 더욱 친절했으면 좋겠습니다. ^^; ㅎ


지저분한 발을 보여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글을 마칩니다. (_ _) ㅎ


Posted by 눠한왕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