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사회2010. 3. 29. 14:58


다들 주말에 '초계함 침몰' 로 인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실 것 같습니다.


처음에 뉴스를 들었을 때는, 정말로 놀랐습니다.



                                ⓒ sbs



 가족들이 TV를 보다가 큰 소리를 질러서, 방안에 있다 나와보니  '북한국의 공격' 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이야기
였습니다.  한동안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전쟁 나는 것 아니냐?'
'어떻게 해야 하나?' 근심 걱정과 함께 북한에
대한 분노까지 나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컴퓨터를 켜서 인터넷을 살펴보니 조금 상황이 다른 것 같았습니다. 다른 방송국에서도 sbs처럼
단정적인
보도도 없었습니다.

 이번 sbs보도는 설사  원인분석 결과로 북한국의 소행이라고 한다고 해도, 명백한 오보입니다.
명확한 원인관계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들의 추측으로 글을 썼끼 때문입니다.



                             ⓒ 연합뉴스 



 이제 3일째에 접어들지만, 아직도 원인이 불분명합니다. 그리고 조사후에도 과연 정확한 원인은 나올 지도
의문스럽습니다. 해군 및 함장과 해경목격자들의 증언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누구를 믿어야 할 지. 



 오늘 보니, 해경쪽에서 진술을 번복했다고 합니다. 막상 증언은 일치되었지만, 저는 더 믿을 수 없습니다.




 
                          내가 군대를 믿을 수 없는 개인적인 이유


 배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제가 이번 '초계함 사건' 의 진상에 대해서는 더 할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사고원인에 대한 오락가락하는 군의 해명은 제 경험에 의한 불신으로 인해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저는 군대에 있을 때 행정병이었습니다. 따라서, 아무래도 병사들보다는 간부들과 이야기하고 상대를 많이
했습니다. 



  한번은 책상에 서류가 있었는데, 간부가 저에게 이 서류를 파쇄하라는 것입니다. '정말 파쇄합니까?' 물어보니,
간부는 분명 '어. 당장해' 라고 답했습니다. 당시 다른 사병도 이 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그 서류는
중요서류 였습니다. 파쇄는 커녕 당장 상관에게 전해야 할 문서인데, 간부가 다른 문서와 
착각한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간부는 '멍청한 제가 서류를 파쇄했다' 고 말했습니다. 당시 다른 사병에게는 겁을 주어서 입을
맞추었고,
결국, 군기가 빠진 저는 '자체 군기교육' 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 후에도 온갖 협박을 당해야 했습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병도 각종 사건사고에서 간부의 잘못을
뒤집어 써야 했습니다.


 간부들은 성과를 위해서 사병들을 마구잡이로 이용했고, 일이 잘못되면 바로 병사에게 책임을 전가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 아니라, 간부라는 말' 이 병사명언으로 통용되었으니까요.

 군대에서 제가 절실하게 느낀 것은 바로 '조직의 무서움' , '인간의 무서움' 이었습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곳. 그 정점에 군대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군대, 그리고 이와 비슷한 경찰과 검찰. 이곳에서 발표를 해도 믿지 못하는 경향이 
커졌습니다. 
제가 직접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직접 보고 듣지 않는 한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린,
 '저 범인이 사실 결백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디 무사귀환을 기원합니다.




Posted by 눠한왕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