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영화2011. 1. 22. 07:30

우리에게 더 좋은 날이 되었네, 시라노 연애조작단 ost


시라노. '시라노' 는 프랑스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 속 주인공 '시라노 드 벨쥬락'에서 따온 이름이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고백 한번 하지 못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그 여자를 사랑하는 다른 남자를 위하여
연애편지를 대필하는 안타까운 인물이다.

이처럼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사랑에 서툰 남녀들을 위한 연애코칭, 연애조작(?)을 하는 곳이다.
사랑에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돈을 받고, 성공적으로 인연을 만들어 주는 작업소.

돈을 주고 사랑을 사는, 사랑을 배우는 모습은 2005년 윌스미스의 주연의 Mr.히치(당신을 위한 데이트 코치)와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스토리의 영화이다.






로맨틱 코메디 장르답게, 기본적으로 코메디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서 기분좋고, 즐겁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서로 인연이 엇갈리다 보니, '과연 누구와 이어지게 될 것 인지?' '사랑이 이루어 질까?'  끝까지 궁금증을 유발하게 한다.

다만, 어설픈 연애초보를 연기하다 보니 배우들의 연기조차 낯설어 보인다는 점,
끝까지 무리한 코메디 요소를 넣다 보니 관객에 따라서는 거부감을 들게 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 단점을 한번에 타파시키는 요소가 있으니, 바로 '우리에게 더 좋은 날이 되었네' 라는 곡 하나 이다.





 

짜디 짠 눈물로 시간을 적시게 되겠지
너와 그 쓰디 쓴 여름들을 보내며 자랐으니까

돌아올께

그러니 슬퍼하지마

'괜찮아' 라고 말해주렴

우리에게 더 좋은날이 오겠지.. 그럼



영화 중간에 나오는 아그네스 발차, '우리에게 더 좋은날이 되었네'  라는 노래 하나로
단순히 웃긴 코메디에서 진지한 로맨스로 변해버린다. 그리고, 영화 끝까지 이어져서 깊은 감동을 주게 된다.





영화 속 대사처럼
"믿어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해서 믿는 것 인데"
그냥 조금만 더 사랑하면 다 해결될 문제라는 것을 왜 행복한 순간은 그때 알아채지 못할까....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이를 위하여 도와주는, 시라노 같은 사람.
사랑하는 사람에게 제대로 고백하지 못하여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크리스티앙 같은 사람.

오해와 불신으로 인한 이별. 이런 아픔이 있는 분이라면 눈물 한방울 흘리기에는 충분한 영화였다.





※ 시라노, 연예조작단의 김현석 감독은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를 만든 감독 이었다.
김현석 감독은 짝사랑 하는 남자, 연애 못하는 남자를 잘 그려내는 '남자를 위한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 같다.
남자라면 아마도 눈물 찔끔 흘리지 않았을까? 하지만, 
여자 입장에서는 화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남자가 바람피고 나서, 오히려 여자한테 역성을 내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Posted by 눠한왕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