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사회2011. 1. 30. 07:30

나는 아주 어렸을 때 고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을 맹세하였다.
그리고 언젠가는 모든 사람들이 지금 인간을 죽이는 것을 생각하듯이

동물을 죽이는 것에 대하여 생각하게 될 날이 올 것이다. 
                                                                         
                                                                             - Leonardo da Vinci 레오나르도 다 빈치



나이가 들면서, 이상하게 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자꾸 든다. 
채식이 옳은 것 같고, 육식이 생명경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경우가 많다.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 탐욕스러운 식욕을 위해서 먹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들....

명절이 다가왔다. 어쩔 수 없이 마트를 갔고, 고기를 사지 않을 수 없었다.
구제역 이라는데...자연스럽게 손은 호주산으로 향하게 되었다.

그러다, 집으로 오면서 구제역이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TV, 신문, 인터넷에서 매일 기사가 나왔지만, 아무 생각없이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구제역 : 구제역 바이러스에 전염되는 전염성 높은 우제류가축의 급성전염병.
          특별한 치료법이 없고 조직배양 백신을 이용한 예방법이 이용된다.
 





구제역 사태가 정말 심각하긴 심각한 것 같다. 무심코 들었던 살처분 270만 마리.
2백70만. 엄청난 수 이다. 그리고, 살처분되지 않고, 상당수는 생매장 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50년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최악의 구제역이 한국에 발생했다” 라면서,
각국에 경계령을 내렸다.

정부도 담화문을 발표하고, 대책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제대로 손을 쓰고 있는지 국민들은 의문스러워 하는 반응이다.
오히려, 축산농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거나, 전 정부의 메뉴얼 탓을 하기도 하였다.

그 와중에 사람들도 희생되어 갔다.
어제, 구제역 방제 업무에 투입되었던 공무원이 또 다시 순직하는 일이 발생한 것 이다.

아비규환(阿鼻叫喚). 인간이 먹기 위해서, 동물들을 죽이고,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인간의 탐욕. 구제역의 원인을 '탐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창하고, 여전히 육식을 즐겨먹는(?) 나에게는 주제넘는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분명 비정상적인 것 같다.
물론, 비정상적이라는 기준은 이전을 정상적 표지로 삼는 경우에 가능한 이야기다.

갑자기, 기생수가 생각난다. 많은 사춘기(?) 학생들을 설레이게 만들었던 만화 기생수
인간보다 고등생물이 나타나서, 인간을 먹고 지배한다면 이 역시 당연한 것 일까?
더 나아가서, '인간이 인간을 먹어서는 안되는가' 하는 카니발리즘적 생각도 든다.

사람들은 유치한 생각,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 치부할 지 몰라도, 나에게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 질문이다.





'악마' 라는 것을 책에서 찾아 봤는데, 지구상에 그것과 가장 가까운 생물은 역시 인간으로 판단된다.



인간은 모든 것을 사람을 중심으로 판단한다. 인간보다 약한 것은 먹어도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보다 강한 생명체가 등장했을때, 인간도 부위별로 판매되는 그런 날이 오게 되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끔직하다. 생각하는 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지금 할인판매되는 것은 동물이기에 괜찮은 것 이다.

종교가 있었으면 좋겠다.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살아야 한다' 고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눠한왕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