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사회2011. 2. 17. 07:30


시간이 나면 종종 봉사활동을 하러 갑니다.
봉사활동은 보잘 것 없는 제가 사회에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원봉사를 하다 보면, 눈물나는 사연을 많이 듣게 됩니다.

그리고, 지난주에는 한 초등학생 1학년의 답안이 저를 울렸습니다.






저소득층 가정을 방문하여, 학습지도를 하였는데
똑똑한 초등학생 1학년 나영이(가명)가 너무 쉬운 문제를 틀렸습니다.



"나영아, 다른 문제는 다 맞히고서, 왜 이렇게 쉬운 문제 틀렸니?"

"......"

"다시 한번 읽어보자, 글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니?"

"아버지가... 볶음밥을 해주었다는 이야기..."

"그래, 제대로 읽었으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였는데.. 나영이 실수했구나"


"우리 아빠는 회사만 다녀요...아침에 갔다가, 저녁에 와요...주말에도 없는 날이 많고요..."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인 채로 말하는 나영이를 보면서, 저는 순간 아무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흘러갑니다. 분명 많은 세월이 지났는데, 바뀐 것은 겉모습 뿐 입니다.
세상을 바꾸자는 젊었을 때의 다짐은 신기루처럼 사리지고, 남은 것은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 뿐 입니다.

뜨거운 물이 잘 나오지 않아서 항상 지저분한 모습인 진환이,
어머니가 집을 나가서 집안일을 맡아서 하는 예림이, 연탄이 없어서 이불을 깔고 생활해야 하는 미진이....

언제쯤, 눈물 흘리는 봉사활동이 아닌 웃음 가득한 봉사활동을 할 수 있을까요?



Posted by 눠한왕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