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나의 일상2011. 4. 12. 07:30

"버스 온 것 같은데..."  기다리던 602번 버스가 오자 어머니가 이야기 했다.
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다시 보니 연이어서 온 긴 버스행렬 마지막 차량이 602번 버스인 것 같다.
어머니의 손을 붙잡고, 급하게 발걸음을 옮겨서 버스쪽으로 달려간다.

버스에 다 도착한 순간에 버스는 출발해버린다. 조금 앞 쪽에 다시 한번 설듯 말듯 한다.
다시 뒤돌아서서 어머니와 뛰어간다. 그러나, 이번에는 문도 열지 않고 출발해버린다.


"미안하다, 내 발걸음이 워낙 느려서..."
"아니에요. 어머니. 버스기사가 저희를 못 보았던 것 같아요"






다행히 다음에 온 버스에는 무사히 탈 수 있었다.
하지만, 버스 안에서 편안함도 잠시. 갑자기 한 아주머니의 고함이 들려온다.

"아니, 기사아저씨~! 이 버스 화곡본동 시장 안가잖아!!"

사건인즉, 버스에 타기 전에 기사아저씨에게 목적지인 '화곡본동'을 가는 버스인지 물어보았고,
이를 잘못 들은 기사아저씨는 '네' 라고 답한 것 이다.

아저씨는 잘못 이해했다면서 사과하고, 다음 정거장에서 갈아타실 수 있다고 말했지만
아주머니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를 않았다.

"몰상식한 사람 같으니...." "아니,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 할꺼 아니야"
"직업의식이 없어!! 직업의식이!!"  "정신 나간 사람 같으니..."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 친구와 통화하면서 계속 욕을 하였고, 버스안은 아주머니의 살벌한 목소리만 남아 있었다.
아주머니가 내리면서 헤프닝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다음에는 기사아저씨가 급흥분하기 시작했다.

과속과 급정차를 반복하고, 주위에 오는 차량에게 이유없는 경적을 울려댔다.
"X 같은 년" "확 XXX XXXX"  너무나 거친 욕설과 행동에 사람들은 겁을 먹기 시작했고,
어머니도 중간에서 내리기를 원해서 도착지에 가기 전에 버스에서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외국인들이 한국인의 행동 중에 의아해하는 행동 중에 하나는 자판기 앞에서의 모습이라고 한다.
자판기 커피 버튼을 누르자마자 한국인은 손을 집어 넣고 나오기를 기다린다는 말이다.
무엇이 한국인들을 그렇게 조급하게 만들었을까?

버스를 타기도 힘들다, 버스를 타면 앉기도 전에 버스는 출발한다,
만차가 되었어도 사람들은 꾸역꾸역 밀고 들어온다,
경적과 고함소리, 휴대폰 통화소리로 머리가 아파온다....


Posted by 눠한왕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