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는 없는 뉴스2010. 5. 31. 23:12
 

오늘 다음뷰에 접속을 해보니, 메인에 '표현에 대한 자유'에 대한 글이 보입니다.

현재, 세계 각국 언론단체와 시민단체, 그리고 인권단체까지
한국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시기적절한 주제라 생각했습니다.

그중에 첫 메인에 있는
'남한에 온지 8년, 이 땅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 라는
글이
눈에 띄였습니다.

다름 아닌, 동아일보의 주성하 기자가 쓴 글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동아일보 기자가 표현의 자유를...
최근 이탈리아 뉴스앵커 자리를 박차고 나온 
마리아 루이사 부시처럼 당당한 고백을 하려고 했나?

국정원에게 사찰당한 UN 특별보고관 라뤼씨에 대한 이야기를? ,
아니면 오늘 세계최대 교원단체인 세계교원단체총연맹(EI)가

이번 전교조에 대한 조치에 항의서한을 청와대에 보내고, 유네스코 국제 노동위 공동 위원회에 한국정부를 제소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가?

두근두근 어떤 글이 써있을까 기대하면서 글을 클릭하였는데, 읽고 난 뒤의 밀려오는 허탈감.

요즘 말로



                       "낚였다"




제가 기대했던 현재 우리나라 인권-표현의 자유-언론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조직과 개인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표현의 자유의 문제였습니다.

아니, 이것은 한국의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원론적 이야기인데?

한국 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도 자유로울 수 없는 문제입니다.
언론의 자유 1위인 아이스란드, 노르웨이에서도 일어나는 거의 만국공통의 이야기를...
마치 한국의 표현의 자유의 문제인 것처럼 적으시다니...흠..

특히 정당과 의원간의 문제는
어느 헌법교과서에나 있는, 대의제 민주주의와 정당제 민주주의 갈등.
전국민의 대표로 있어야 하는 의원의 독립성, 즉 무귀속위임의 원칙이 깨지고 점차 정당에의 예속이 된다는 고전적 논란입니다.
K. Hesse가 지적했듯이 국민에 의한 지배가 아닌, 정당에 의한 지배가 되고 있다는 오랜 문제점을
'한국의 표현의 자유' 에 대한 파트에서 논의하는 점이 고개를 까우뚱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저를 할 말을 잃게 말들었던 표현은


실례로 이번 천안함 사건만 해도 그렇다. 국민의 70%가 북한의 공격이라고 하는데 민주당에선 북한의 소행이라고 내놓고
말하는 사람이 없는가.  (주성하 기자 원문 글 中)




이런 역발상이 가능하다니,
표현의 자유는 보통 소수자가 다수자에게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임에도
국회의원의 무귀속위임이 깨지고, 정당에 예속되는 현상을 한국의 표현의 자유와 연결시켜서 민주당을 비판할 수 있다니..

아니, 그러면 미디어법은 반대가 60~70%정도였는데,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에서는 미디어법 나쁘다고 말한 사람이 없으니 표현의 자유가 없는 것이고,
4대강은 70% 반대였는데, 역시 이에 대해서 한나라당은 4대강 하면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으니
이 또한 표현의 자유가 없네요.


주성하 기자는 동아일보의 언론자유를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서 높다고 평하였는데, 과연 그런지 의문입니다.
동아일보에 동아일보를 비판하는, 혹은 회사 입장과 다른 기사를 얼마나 실어주는지..
1974년에 있었던 동아일보 해직 사건을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동아일보. 동아일보의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동아일보는 전 정권. 즉 참여정권 시절에 언론의 자유에 대한 기사를 많이 쏟아냈습니다.




                                ▲ 동아일보, 07.6. 4일자 사설제목 캡처


                             ▲ 동아일보, 07, 5,24일자 기사 제목 캡처


                                                      ▲ 동아일보, 07, 5,24일자 기사 내용


                                         ▲ 동아일보, 06, 9,27일자 기사 제목




동아일보는 기사만 보면, 언론자유의 수호자 같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참여정부 시절,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발표한느 세계언론자유지수 순위도를 보면
2003년 49위->2004년 48위 ->2005년 34위 -> 2006년 31위 -> 2007년 39위로
순위에서도 오름세를 보였고, 향후 외신에서도 한국역사상 가장 자유로웠고, 민주적이었던 정부로 평가합니다. 
더군다나, AP통신은 참여정부가 당시 언론에 의한 악의적인 비판(virulent criticism)을 받았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왜 이렇게 극단적인 제목과 내용을 실었을까요?
동아일보는 한국 언론의 자유가 남아공에도 뒤진다고 했는데,
사실 우리나라는 참여정부 이전부터 남아공보다
언론순위가 높은 적이 없습니다. (2002년기준) 
저명한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의 통계순위가 66위로 나오자 동아일보는 참여정부를 공격하였는데,
내용을 보면 '한국의 언론 자유 법으로 보호되고 있으며, 실제적으로 전반적으로 존중되고 있다고' 나옵니다. 
이 순위 또한 전년에 비해서 3단계 상승하여 66위를 기록한 것 입니다.
(참고로, 프리덤 하우스는 전반적으로 아시아쪽 순위가 낮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기사를 내었나요?

그렇다면 이명박 정권은?
언론의 자유순위(RSF순위)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인 2008년에는 47위,
그리고 2009년에는 무려 22위 하락하여 69위를 차지했습니다.

동아일보의 표현을 빌리면, 정말로 악랄한 언론통제이고, 끔찍한 반민주 행태이며,
정말로 파푸아 뉴기니보다 훨씬 못하고, 부탄과 경쟁해야 하는 상태입니다.
더 문제인 것은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언론자유 순위-인권은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 입니다.

그런데, 동아일보의 이에 대한 비판기사를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조선일보나 몇몇 언론, 그리고 정부에서 오히려 이제는 인권단체의 주장이 잘못되었다, 순위가 이상하다는..
'우리나라가 뭐가 표현의 자유가 없냐' 라는 기사는 본 것 같습니다.

항상 꼴등 북한이 언론의 자유가 없다는 없다면서 비판하는 사람들이,
한국이 이제 북한을 닮아가며 언론의 자유 순위가 가까워지는데도 아무런 일언반구 없습니다.

언론의 자유가 상승세일때는, 악랄하고 끔찍한 반민주라고 표현하던 언론이
언론의 자유가 급하락고 있는데, 입을 다물고 오히려 법치라고 칭찬하고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에서 표현의 자유가 필요한 것은 민주당 쪽 입니다.
전에 포스트에서 언급했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단순 허위사실유포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존재하는 나라가 있으니, 바로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공산국가에는 존재합니다.
그래서 연일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 외신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천안함 사건에 이견을 가진다고 검찰이 조사하는 반민주적 행태를 비판하기는 커녕,
70%가 생각과 다른 너네중에 분명 표현의 자유가 없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는 주성하 기자님...



사실 저는 주성하 기자님의 전에 글을 딱 한번보고 전혀 글을 읽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견해차가 상이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 http://www.journalog.net/nambukstory/14355 -동아 기자의 Daum View 시사면 체험기 내용 中 일부 캡처




VIEW의 모습이 북한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는 주성하 기자님.
정부 비판글을 많이 쓰는 제가, 주성하 기자님을 법리적으로 고소할 수 있을까요?

절대 없을 것 입니다. 법리적으로 '단체명칭에 의한 명예훼손'은 특정이 되어햐 하니까요.

그런데, 이명박 정권하에서는 가능할 수 도 있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국가행정기관은 명예훼손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이제까지 논의였습니다. 때문에, 참여정부 시절,
그토록 많은 악의적이고 왜곡적 기사와 허위사실 유포의 기사에도 형사처벌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에서는 이를 뒤집었듯이 다른 명예훼손 법리도 마구 뒤집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성언론들이 객관적으로 보이려는 노력을 했다??

과연 역사가 이렇게 기억할 지 지켜봐야 할 것 입니다.

 

Posted by 눠한왕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