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는 없는 뉴스2010. 7. 12. 12:30


cctv 찬성해야 할까? 반대해야 할까? 

각종 사건 소식들이 들려올때 마다 , cctv 에 대한 찬반 논란이 잠깐 일어난다.
하지만, 요즘에는 항상 압도적인 찬성으로 끝맺음하게 된다.







cctv의 효과

cctv의 효과는 당연히 범죄예방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cctv가 있으면 범죄가 예방될 것이라는 주장은 타당한 면이 있다. 
재소자를 상대로 한 조사를 보면, 50% 이상이 cctv가 있으면 '예방효과'가 있다는
즉, 'cctv를 보면 범행하기가 망설여진다' 고 답변한 바 있다. (범죄예방을 위한 환경 설계의 제도화 방안, 신의기-박경래)

그리고, 실제 사례로도 cctv를 이용한 검거나 현행범을 잡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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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지역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연쇄살인범 정두영. 
    그 역시 CCTV에 찍힌 적이 있다.





범죄예방효과 과연 있을까?

빅브라더의 사회.
cctv에 인간이 인간을 믿지 못하고 기계 의지한다는 정말 서글픈 일이다.
하지만, 더욱 슬픈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하였을때 '인권적,도덕적' 문제는 여기서 다루지 않겠다.

무엇보다 'cctv 효용성' 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cctv가 정말 범죄예방 효과가 있을까?
앞서 본 재소자를 상대로 실제 조사에서, '50%가 효과가 있다' 고 답변했지만 반대로 50%는 효과가 없다고 답변했다.

또한, cctv를 이용한 검거를 했다는 말은 범행이 일어나고 잡았다는 말이다.
즉, cctv 효과는 사전예방효과라기 보다는 사후대처효과라고 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이다. 

cctv는 잡범에게는, 그리고 학교-도서관 등 일정 지역에서는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강력범죄나 가시범위를 초과한 곳에서는 많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cctv가 효과가 있다면 cctv 설치가 급격하게 늘어난 2000년대에는 강력범죄가 줄어야하겠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큰 차이는 보이지 않고, 특정 범죄에 있어서는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까지 보인다. 


연도별 강력범죄 발생건수

2004

296.246

2005

299,615

2006

272,196

2007

276,381

2008

284,839

                                                                                      ※ 자료 출처-검찰청 '2009 범죄분석'



18명의 사상자를 냈던 정두영의 경우를 보면, cctv에 찍히고 몽타주가 배포되었지만
잠시 그를 멈추게 하였을 뿐 오히려 이후에는 지역을 옮겨다니며 범행을 저지른다.

일부 CCTV 찬성론자들은 우범지역이 옮겨지는 이른바 '풍선효과' 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범죄자가 cctv가 없는 곳을 골라서 하는 것은 바보가 아닌 한 당연한 것 이다.
보통 범죄자는 지능이 낮기는 하지만 바보는 아니다.
과속감시카메라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네비게이션의 안내문구가 나오면 속도를 줄이는 것 처럼,
있든 없든 무조건 저지르는 미친 놈이 아니라면 cctv가 있는 것을 인지했는데도 계획적으로 하는 바보는 없다.




cctv의 부익부 빈익빈

나 역시 cctv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찬성을 하는 입장이다.
강호순의 경우에는 cctv가 없는 곳을 골라다녔지만, 결국에는 체포에 cctv가 결정적인 단서를 주었듯이,
사후대처이지만 동시에 사전예방이 될 수도 있는 면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cctv 찬성을 하는 것이지 '현 우리나라의 cctv 설치 운영이나 방향'을 찬성하지는 않는다.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cctv를 그냥 한 곳에 몰아서 설치한다.
(낙후된 cctv를 제거하지 않고, 그냥 달아놓은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이 곳에는 한자리에 총 7개의 cctv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렇게 많이 cctv가 설치되어 있는데도, 5m도 넘지 않는 자리에 360도 감시 cctv가 또 설치되어 있다.
어떤 곳은 수백미터 간격에도 하나도 설치되어 있지 않는데, 어느 동네는 50m 간격에 5~7개가 집중되어 있다.






많다고 나쁠 것 없지 않나?
하지만, 정작 필요한 곳에는 설치되어 있지 않는 '계획도 원칙도 없는' 지금의 모습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김길태 사건이 있던 그 동네에서 어린이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것을 생각해보자. 
또 언니에 이어서 동생까지 성폭행을 당했던 최근 사건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 일까?

cctv는 기계이다. 결국에는 사람이 다시 보고 있어야 한다.
수백~ 수천개의 화면을 한정된 인력이 관리한다는 것은 결국에는 사전예방효과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한번 전화기를 들어서 신고를 해보자. 경찰이 얼마나 빨리 출동해줄까?
1인 시위만 해도 수십명의 경찰이 몰려오고,
또 어느 대머리 집에는 상시 경찰이 순찰을 돌고, 5분 대기조도 준비되어 있다는 말도 있는데, 
어떤 곳은 순찰은 커녕 신고를 해도 느릿느릿, 심지어는 오지도 않는 경우도 있다.

범죄에 대한 근원적 대책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통한 최소한의 문제인식과 방향설정 없이
지금 마구잡이로 이야기되는 '범죄자 처벌강화'와 'cctv 대량 설치'로는 결코 범죄를 줄일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적어도 이왕 설치하기로 했다면 제대로 해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인데,
지금과 같은 무원칙 무계획적인 cctv 설치 모습은 예산 낭비일 뿐 이다. 








몇 일 전, 서울의 번화가 거리에서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와중에 한 사람이 중학생들에게 구타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김수철 사건도 수백미터를 초등학생을 강제로 끌고 가면서 수십명이 지켜보는 와중에 벌어진 일이다.
그러나, 아무도 신고하지 않았다.
한 사람이 사망했고, 한 초등학생이 성폭행을 당했다.

이를 '책임분산 이론' '방관자 효과'로 설명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에는 결국 시민의식의 부재이다.
당시에는 cctv도 두 곳 모두 설치되어 있었다.
이성을 잃은 범죄자는 기계의 눈따위를 무서위하지 않는다. 깨어있는 시민의 눈을 무서워할 뿐이다.

Posted by 눠한왕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