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만나러 오랜만에 지하철을 탔습니다.
한가한(?) 오후시간 이었지만, 사람들로 많이 붐비었습니다.
당연히 저는 초조해졌습니다. @.@
앉아서 가지 못할까봐요 ^^;; 도착하기까지 역이 대략 30개 정도 되는 먼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지하철에 타자마자, 바로 빈자리를 스캔(?)하였고
분명 자리가 많이 남은 곳이 있었지만, 그곳을 빼고 경쟁률이 치열한 곳으로 달려가서 안착을 했습니다. ^^;
사람들이 속속 들어왔지만, 역시 그 자리에는 사람들이 앉지를 않았습니다.
자리가 꽉차고 서서가는 사람들이 생겨지만, 여전히 빈 곳으로 남아있는 자리....



                                   ▲ 위 사진은 내용과 관련없습니다



그 자리에는 외국인이 있었습니다. 외국인을 사이로 좌우로 1칸씩 남았지만, 아무도 앉지 않았습니다.
동남아사람으로 보이는 그 외국인은 흑인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피부가 검게 탔었고
옷도 전형적인 육체노동자의 복장으로 많은 얼룩이 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두 역을 지나갔지만, 아무도 그 자리에는 앉지 않더군요.
그러다 3명의 꼬마아이와 함께 한 30대 부부가 열차에 탔습니다.
아이들이 어머니에게 빈자리에 앉자고 졸랐지만, 따로 앉아야 하는 것을 꺼려한 것 인지
아니면 다른 승객들과 마찬가지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앉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 나는 과연 무슨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 일까?



그 순간, 외국인이 일어나 양보하면서 어머니에게 손짓을 하며 앉으라고 권유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자, 아이들은 물론, 어머니도 연신 고개를 숙여 감사함을 표시했습니다.

저는 당황스럽고 부끄러웠습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였는지, 외국인이 양보를 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는
그 주변에 앉아있던 분들도 모두 일어나더군요. 


사람을 겉모습으로만 판단하지 말자, 외모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라고 항상 다짐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지키지 못한 것이 한계인 것 같습니다.
양보, 관용, 이해라는 단어를 항상 입에 달고 다니지만,
막상 현실은 편견, 아집에 사로잡혀 제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부끄러운 자화상을 확인한 날이었습니다.


Posted by 눠한왕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