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는 없는 뉴스2010. 11. 27. 07:30

군에 있을때 제 보직은 행정 - '인사병' 이었습니다. 일병 삼호봉 이후에는 당번병으로 선출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병사·간부의 세부적인 신상정보까지 알 수 있었죠.

불행하고, 슬픈 과거사. 우울하고 슬픈 기억들. 
병사 뿐 만 아니라, 장교-부사관들 상당수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부는 극단적이고, 매우 우려스러운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훈련소에서 보았던 동기는 입대 전에도 나쁜 시도를 하였었고,
자대를 배치받고 나서도 계속되었습니다.





군대. 의미있고 성스러운 의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군대를 갔다온 분이라면, 특히 보병. 일명 땅개로 갔다오신 분이라면 느끼는 감정이 바로
"내가 도대체 여기서 왜 삽질만 하고 있지?" 일 것 입니다.

실제로 군대를 전역하고 나서는 미군, 주한미군의 중요성을 깨닫는 분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군에서 자신의 역할이 보잘 것 없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첨단 장비와 무기를 가지고 훈련하는 주한미군을 자연스럽게 동경하게 됩니다. 



엄격한 신체검사를 통한 소수 정예 첨단 병사를 길러야 하지 않을까?

군생활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맛 없고 질 낮은 식사, 잦은 고장이 나는 군장비, 한달 월급 몇 천원.. 등등
전역 후에 자긍심보다는 피해의식이 더 많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이 엄청난 인원에 대한 급진적인 처우개선이 단기간에 될 수도 없을 것 입니다.
이제는 '누구나 가는 군대가 아닌' '정말 적격인 사람' 만 가는 군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많은 분들이 느끼셨지만, 저는 징병검사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신체검사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군 신체검사는 형식적이고 통과의례적인, 외부병원 진단서 제출 공간이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던 사람이 1급으로 군을 가서 건강은 더욱 악화되고, 
멀쩡하고 힘자랑하는 근육질의 사람은 정작 면제나 공익으로 빠지는 경우를 수도 없이 보았습니다.

군병력을 감축하는 것이 보안 약화가 아니라, 이를 통해 군대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병제를 통해서 소수정예의 실질적인 군력을 키우는 것이죠. 



우울증으로 인한 군면제자 대상 늘려야

최근 연예인 박해진씨가 '정신질환' 으로 군면제를 받았다고 하여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부정한 방법으로 '정상' 이면서 '우울증' 행세를 했다면 비판을 받아야 하겠지만,
정말로 아파서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것이라면 이를 가지고 비난할 수 없을 것 입니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자살자가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나라 입니다.
우울증으로 인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엄청난 수 일 것 입니다.
일반인 뿐 만 아니라 연예인들도 당연히 포함될 수 있을 것 이고,
박진희씨가 연예인 약 50% 이상이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논문을 썼듯이
오히려 일반인보다 직업특성상 조금 더 많은 수가 시달리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군생활도 못하면서 사회생활은 어떻게 하냐고 반문하기도 하지만,
총을 들어야 하는 군생활은 사회생활과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안보를 중시하는 사람 입니다.
하지만, 시급 500원(?)짜리 일을 하면서 자긍심을 느끼라고 하라면 소인인 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은 저 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현재 상당수는 이유불문하고 '나도 군대에 끌려갔으니, 너도 가야해!!'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말한 제 동기는 결국 군에서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그래서, 우울증으로 인한 군면제 뉴스를 들었을때, 저는 '중증 우울증' 이라면 군대를 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전혀 군에 도움도 되지 않고, 돈만 낭비하게 되니까요.  

반대로 "겨우 우울증으로 군을 기피해? " 라는 생각을 하는 분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가는 군대' 가 아닌, "아, 군대를 갔다오셨습니까?" 말할 수 있는 세상.
군입대자에게 진짜 가산점과 혜택을 줄 수 있는 것이 진정 국가안보를 위한 길이 아닐까요?


Posted by 눠한왕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