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는 없는 뉴스2010. 11. 28. 07:30


지난 달 일이었습니다. 서점을 갔었는데 대학생 두명이 서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시험 잘봤어?"
"그냥 보통. 그런데, 어제 인적성 검사에서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라는 질문이 나왔다니까?"
"뭐? 진짜?"

지나가다가 우연히 그 이야기를 듣었던 저 역시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기업 인적성 검사는 삼성그룹이 SSAT 라는 직무능력검사를 도입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대기업이 시행하고 있는 인적성 검사 내용을 살펴보면,
적성검사라고 하여 언어영역과 수리영역, 그리고 인성검사가 있다고 합니다.


시간만 있으면 풀 수 있는 적성검사 

언어영역과 수리영역으로 나누어져 있는 적성검사의 경우 기업마다 난이도가 다르기는 하지만, 
IQ 테스트 같은 것이 있기도 하고 , 간단한 중학교 수준의 문제가 나오기도 합니다.
어쨋든, 몇 번 연습을 한다면 무난하게 풀 수 있고, 
시간만 충분하면 다 맞힐 수 있는 문제들 입니다.






위의 문제는 책에 있었던 수리 영역 문제를 재구성한 것 입니다. 여기에 계산기를 나누어 준다고 합니다.
풀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결국에 계산기를 누가 빨리 누르는가 입니다.
이것도 실력이라고 말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고작 테스트 한다는 것이 계산기 빠르게 누르는 실력?
차라리 직무-전공에 따른 심층 테스트나 면접 전형을 세분화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인성검사도 문제가 많아 보였습니다.






여러 상황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 인데, 얼마든지 지원자 입장에서 조작이 가능하고 오류도 많이 발생합니다.
친화력이 강한 사람이지만, 성실성을 강조하다가 친화력이 낮은 사람으로 나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여러 비슷한 질문에서 선택을 강요하기 때문에 오류는 필수적인 것 입니다.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인적성검사

왜 이런 시험을 보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 인사담당자에게 물어보니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고 합니다.
다른 기업에서는 하는데, 자기 기업만 안할 수도 없다고 하네요. 
현실적으로 서류는 통과시켜서 문이 넓은 기업이라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적성에서 떨어뜨려서 부득이하게 채용을 하지 못했다는 면을 지원자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면도 있다고 합니다.
즉, 서류점수가 낮은 사람은 인적성에서 고득점을 받지 못한다면 불합격처리하고
서류점수가 높은 사람, 점 찍어 놓은 사람은 인적성 점수가 엉망이어도 합격처리 되는 경우가 생긴다고 합니다.

물론, 인적성 검사의 긍정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검사 결과를 토대로 면접전형 자료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무엇보다 인적성 검사라는 것이 '사상 검증'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가 제가 우려하는 바 입니다. 
처음에 언급했던 학생들이 말하였던 문제는 다름 아닌,



"노무현 대통령 죽음에는 현 정권에 책임이 있다"   



대략 이렇게 A 기업 인적성 검사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만약 '그렇다'고 하면 인성이 어떻게 나오는 것이고, '아니다' 라고 했다면 무슨 결과가 나오는 것 일까요?
그 학생은 '예' 라고 생각했지만, '아니다' 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주관식도 아닌 객관식 질문에서 도대체 무엇을 평가할 수 질문인지 심각한 의문이 생깁니다.
간혹 무례하고, 상식을 벗어난 질문을 하는 면접 이야기글을 보기는 하였지만,
실제로 들어보니 우려를 넘어 개탄스럽습니다.

Posted by 눠한왕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