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는 없는 뉴스2010. 8. 30. 09:47

학계나 수사기관을 비롯한 법조계에서 인터넷 악플, 명예훼손에 대한 '리포트' 내지 '논문'을 쓸 때
가장 많이 예로 드는 것은 무엇일까? 

최진실 사건? 고소영 사건? 아니면 유명 정치인 사건?' 

가장 많이 쓰여지는 사례 중 하나는 다름 아닌 '개똥녀' 사건이다. 최근에는 '루저녀' 사건도 많이 인용되고 있다.




왜 항상 ㅇㅇ 녀만 있을까? 남자들은 착한 일만 해서?


'말도 안된다, 혹은 의외네'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
"아니 잘못을 한 XXX에게 비판을 한 것이 뭐가 잘못 인가?"

루저녀, 개똥녀. 이들이 '잘못'을 했다는 것에는 이의를 가지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 역시 이들의 행동이나 발언을 보면서 분개(?)했던 1人 이었다.
문제는 그들이(악플러) 했던 것은 비판이 아닌 비난이었기 때문이다.

비난을 넘어서 폭언, 비속어로 글을 채우고 여기에 개인의 신상털기- 마녀사냥 하는 모습은 중국의 '인육검색'과 흡사하다. 
인육검색은 네티즌이 특정인의 신상관련 자료를 검색하여 찾거나 그 주변인들이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공개하는 중국 신조어다.
중국에서는 이를 따로 규정하여 법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
물론, 우리는 기존 법으로도 충분히 처벌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인식조차 못하고 있다.
거짓말을 성토한다면서 거짓말이 담긴 이야기를 유포시킨다. 자신들의 거짓말은 중요하지 않다. 
먼저 저 사람이 거짓말을 했으니까..
그리고, 심지어는 자신들의 행위를 '네티즌 수사' 혹은 '정의' 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다.






악플러. 악플러의 개념을 광의로 해석하여 단순히 기분이 나쁜 글이나 안 좋은 글을 썼다고 악플러로 간주한다면
비판적 담론자까지 모두 이에 포함될 것 이다. 당연히 타당한 비판을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악플러는 자신의 행동을 '정의'라고 생각하며 비방을 일삼는 악플러를 말하는 것 이다.

네티즌 수사대라는 미명하에, 혹은 정의라는 가치를 내세우며
오늘도 신상폭로와 비방에만 몰두하는 사람들이 있다. 

루저녀의 발언이 나쁘다? 그것은 유치원 다니는 옆 집 꼬마도 알고 있다. 
하지만, 누가 그녀의 신상을 공개하라고 허락했을까?
그 누구도 그들에게 수사대의 이름을 부여하지 않았고, 정의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이런 행위들은 오히려 진실과 진지한 반성을 방해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게 만드는 행동이다. 
자신들 마음대로 수사를 하고, 재판을 하는 현상이야 말로 무엇보다 사라져야 할 모습이다.




정의에 목마른 사회는 슈퍼영웅을 원한다. 초자연적인 힘으로 사회가 정화되기를 꿈꾸는 것 이다.
하지만, 슈퍼맨의 힘이 자의적으로 행사된다면 이는 이전보다 더 정의롭지 못한 사회가 된다.




며칠 전, 정의론을 읽어보라면서 자신은 정당하다는 분이 계셨다. 
존롤즈의 정의론을 몇 번을 읽어보았지만 나의 우둔한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든 책 이다.  
하지만, 먼지 가득한 책을 다시 꺼내서 읽어보며 내가 느낀 '정의론'의 정의와 그분의 정의론의 정의는 사뭇 다른 것 같다.
분명 경찰서 앞에 걸려 있는 '정의 사회 구현' 의 정의와 정의론의 정의는 다르기 때문이다.

어쨋든, '정의론'에서도 존롤즈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언급이 있다.
존롤즈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한계에 대하여 미국 연방대법원의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원칙과 동일선상에 있다. 
보다 이 원칙을 강조하여, 민주주의 절차가 작동하지 않는 '헌법적 위기상황' 이 현존하지 않는 한 제한될 수 없다고 한다. 

표현의 자유는 이처럼 민주사회에서 고귀한 권리이다.
그리고 사회·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진실되고, 공익적 목적인 경우에 빛날 수 있다.
이런 권리를 고작 연예인 비방과 일반인 신상공개에 사용하면서 정의를 내세우다니..

물론, 제대로 법률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사회정의가 실현되지 못하는 사회에서
이를 대리만족하고자 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하지만, 거짓말을 규탄한다고 하면서 거짓된 사실인지 확인도 안하는
나쁜 일에 바로 잡겠다면서 범범행위를 하는 그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들은 정의의 기사가 아니라 비겁하고 한심한 범법자일 뿐 이다. 
  



Posted by 눠한왕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