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졸업식 뒤풀이에 관한 기사와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언뜻 집으로 오는 길에 플랜카드를 본 것 같습니다.
바로 지금이 중,고등학교의 졸업시즌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다양한 시선에서 원인과 대책을 이야기하는 블로거 분들도 있지만,
상당수의 기사에서는 각종 특별법으로 처벌받는다는 위협과 경고성의 글 입니다.

과연 처벌로 알몸 졸업식을 막을 수 있을까요?








하버드에서는 기말고사가 시작하기 직전에 알몸으로 즐기고 노는,
이른바 'Primal Scream'으로 유명하죠. 남자 뿐 만 아니라, 여성들도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신청서를 제출하고,
자유롭게 옷을 벗어 던지고 교정을 달립니다.

외국에서도 이러한 행동은 불법적인 일 입니다.
다만, 상황적 특수성으로 인하여 위법성 등을 조각하여 처벌하지 않습니다.
연말, 연초에 쉬지도 못하고 공부하는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감안하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도 이들의 행위는 법적으로 '음란한' 것으로 판단되고, 사회적으로 '문제있는' 행동 입니다.  
하지만, Primal Scream의 기사내용들을 보면 하나의 축제 입니다.
달리기 전에 알몸상태로 술을 마시고, 놀이를 합니다. 비참여자들도 같이 와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힘내라고 박수를 쳐줍니다. 그러다가, 분위기에 휩싸여 뒤늦게 동참하기도 하고,
자신의 이상형이 있는지 끝까지 감상(?)하면서 야한 농담도 나눕니다.


하버드 대학만이 아닙니다. 타 대학에서도, 그리고 일반인들을 위한 스트리킹 행사와 축제도 존재합니다.
미국 뿐 만 아니라, 남미, 유럽도 마찬가지 입니다.
동양권에서도 고교 졸업생, 혹은 대학 신입생들을 위한 알몸 행사가 존재합니다.




학교 가는 길, 교회 밑에 있는 컴퓨터, 폰팅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대한민국은 정숙한 나라인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다른 나라와 우리는 문화가 다르다는 분이 계십니다.
대한민국은 정숙하고, 예의 바른 나라라는 것 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며칠 전, 필리핀 관광, 유학생들의 일그러진 모습을 담은 버려진 코피노 이야기(필리핀인과 한국인 혼혈아)
지금은 1만명이 훨씬 넘었다고 합니다. 버려진 아이가 1만명이 넘는다면, 도대체 몇 명이나 그곳에서 일을 벌이고 오는 것 일까요?

필리핀에서만 유명한 것이 아니라, 다른 동남아 국가나 호주, 뉴질랜드, 미국 등 에서도
남녀 불문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추태는 각국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습니다.

굳이 해외가 아니라 국내 모습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거리에는 키스방, 컴퓨터 방이라는 정체모를 명함과 광고로 가득합니다.
주요역 바로 앞에는 여전히 홍등가의 불빛이 반짝이고 있습니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입양아 수출 대국 입니다.
영계를 찾는 어른들, 그런 정치인이 당당하게 당선되는 곳 입니다.

바로 대한민국은 정숙한 것이 아니라, 가식적인 것 입니다.




학생들을 위한 축제의 장을 마련하자

학교가, 교육이 변해가고 있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시궁창 입니다.
이제 겨우 학생인권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습니다. 답답하다 못해서, 괴롭습니다.
학생들이 이런 환경에서 끝가지 졸업한 것만으로도 자랑스럽습니다.

알몸 졸업식의 원인을 '교복' , '구제역' 에 비유해서 쓰신 분들도 있습니다. 
비좁은 공간에서 아이들에게 '하지 마라' 라고만 가르친 학교. 구속과 업악에 대한 반항으로 교복을 찢는다는 말 입니다.
타당하다고 주장이라 생각합니다. 답답한 학교에 대한 저항으로 겨우 교복 하나 찢는 것 입니다.

스트레스를 발산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축제의 장을 마련해주기는 커녕
'공권력'과 '처벌' 이라는 무서운 말만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강압주의 방식은 실패합니다.
물론, 외견적으로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경찰들의 눈을 피해서 숨을 뿐 입니다.
풍선효과로 나타난 기형적인 키스방 처럼, 청소년들도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들어갈 것 입니다.






절대 용납해서는 안되는 것은 비자발적인 참여, 선배의 강요에 의한 경우이다.

 

뭐 화끈한 일
뭐 신나는 일
없을까

할 일이 쌓였을 때 훌쩍 여행을!
아파트 옥상에서 번지점프를!
신도림 역 안에서 스트립쇼를!
                     
               -자우림 <일탈 中> -


더 나아가서는 "그까짓 알몸이면 어때? " 하는 과감한 생각도 듭니다.
저 역시 신도림 역 안에서 스트립쇼를 꿈꾸었던 평범한(?) 시민으로써,
하버드 학생들이 자신의 동료들에게 '용기있다' 박수를 쳐준 것 처럼 우리 학생들에게도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이 미친 사회, 미친 교육에서 죽지 않고 잘 견디어 주었다고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우리가 막아야 할 것은 자유를 향한 몸부림이 아니라,
'교육' 이라는 이름 속에 숨어 있는 부당한 억압이라는 괴물이 아닐까요?





Posted by 눠한왕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