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사회2011. 2. 26. 07:30

범죄자에 대한 인터넷 댓글을 보면 살벌하다.
한번의 실수, 일생에 단 한번의 잘못된 생각으로 죄를 지은 사람들에게도 가차없이 돌을 던진다.
정황이나 전후사정, 환경 등은 사람들의 고려사항이 아니다.
물론, 돌이킬 수 없는 중범죄는 비난 받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모든 범죄에 대해서 손가락질,
특히 초범자에게도 강한 처벌만을 요구하는 모습들은 바람직한 것일까?

인터넷 글이나 댓글에서 요구하는 엄격한 도덕적, 법적 기준들을 보면 숨이 막혀온다.
이렇게 성인군자 네티즌만 있다면 우리나라도 금방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너희들 중 죄없는 자, 이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청소년 범죄자들의 수는 매년 약 13만명을 넘어서고 있고, 전체범죄자수는 100만명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모두 용서할 수 없는 행동을 한 것 일까?



유죄와 무죄의 기준

유전무죄, 무전유죄. 이는 결코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현실이다.
돈이 있으면 유죄가 강하게 의심되는 사안에서도 무죄로 나오는 반면에, 돈이 없으면 무죄도 유죄가 될 수 있다.
최소 1년이라는 긴 시간을 힘 없는 자들이 이에 맞서 싸울 힘이 없는 것이다.
이제 유무죄의 중요한 기준이 돈과 권력이라는 것은 어린아이들도 아는 사실이다.
심지어는 수사단계에서 제대로 시작되지도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무죄가 정말 무죄일까? 유죄가 정말 유죄일까? 나는 확신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당신은 성범죄 전과자보다 좋은 사람인가?

"성범죄자가 재범률이 높다" 라는 이야기는 대부분 크게 과장된 이야기다.
성범죄자라고 하여도 다른 범죄자에 비해서 동종범죄 재범률이 크게 높지 않다.(아동 성범죄는 제외)

또한, 성범죄에서 살펴봐야 하는 점은 대부분 친고죄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피해자와 합의를 하면 문제없이 풀려나게 된다. 결국, 강간범도 강간범이 아닐 수 있다.
강간범은 무죄로 풀려나도, 호기심에 야동을 공유사이트에 올린 사람은 성범죄 전과자가 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실제 범행 여부를 떠나서 '합의 여부' 에 따라서 유무죄가 갈리게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유명연예인들이 간혹 사건에 휩싸이게 되더라도 아무일 없이 풀려나게 되는 것 이다.
물론, 해당 연예인이 합의하에 했는지, 강제로 했는지는 우리는 진실을 알 수 없다.

하지만, 성범죄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차별은 다른 범죄보다 높다.
성범죄는 사람의 내면까지 충격을 주고, 파괴한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저작권법 위반자는 성범죄자 보다 괜찮은 것 일까? 악플을 쓰는 명예훼손자들은 어떠한가?






성범죄자가 경제사범보다 나쁠까?

여기 사기꾼이 있다. 횡령, 배임 등의 각종 경제사범. 
이들에 대한 인식은 성범죄자들보다 훨씬 좋은 것 같다.
단순히 '돈' 문제로만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사회, 우리나라에서 돈은 '삶' 그 자체인 경우가 많다.

전재산이 1000만원인 사람에게 1000만원을 가져가면, 이는 그사람을 죽으라고 한 것과 같다.
다른 사람의 치료비, 등록금, 양육비를 가져갔다면, 피해자의 인생은 통채로 바꾸어 버릴 수도 있다.
돈을 잃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이야기는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뉴스 중에 하나이다.

결국, 성범죄인가, 경제범죄인가의 단순 구분이 아니라 죄질이 어떠한가에 따라서 비난이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성범죄로 무기징역은 당해도, 경제범죄로 무기징역은 당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경제사범들은 명예로운(?) 상징이 되어서 국회의원도 되고, 대통령도 된다.

성범죄와 경제범죄의 죄질에서 차이점이 없어도, 처벌에서 차이점은 있는 이유는
바로 부자와 권력자들의 철저한 자기방어에서 기인한다.
그들이 성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성범죄를 저지른다고 하여도 처벌되는 드물다.
돈으로 얼마든지 성을 살 수 있고, 문제가 된다고 하여도 나중에 다시 돈으로 입막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경제범죄는 자신들의 지위를 유지시키기 위한 수단 중에 하나이다. 
그들에게 경제범죄가 중하게 처벌되거나 위험한 범죄로 인식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진지한 반성 여부가 가장 중요

안철수씨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으로 '실패를 하면 기회를 주지 않는 사회' 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과자 문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잘못된 생각을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행동에 대한 진지한 반성을 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즉, 무슨 범죄를 저질렀느냐 보다는 그 사람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재범가능성이 없는지 등
개과천선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처벌만능의 형사정책으로는 전과자는 사회에 나온다고 하여도 다시 범죄를 저지를 뿐 이다.
전과자가 정상적으로 사회복귀 할 수 있게 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절실하다.
오래 전, 자신의 잘못에 대한 일을 반성을 하고 새로운 삶을 사려는 자에게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또 다른 주홍글씨를 새겨서는 안될 것 이다.

반면에, 아무런 죄의식 없는 자들은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뉘우친 성범죄자보다 더욱 악랄한 사람들이다.
똑같이 남의 마음을 짓밟으면서 죄책감을 못 느끼는, 더 큰 잠재적 범죄자 일 뿐 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환경에서 범죄를 저지르게 된 사람이 부유하면서 돈 한푼 기부하지 않는 자보다 나쁠까?

성추행 교사는 안되고, 비리에 연루된 교장은 괜찮을까?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에 맞는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돌을 던지기 전에 너무 큰 돌을 들지는 않았는지 자신의 손을 바라보자.
남에게는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용적이지는 않았는지 살펴보자.

진지하게 눈물로 반성하고 있는 초범, 도덕적 잘못을 한 자에게는 입에 담지 못할 말을 하면서,
화려한 전과 경력자, 상습범들을 지도자로 뽑고 있지 않는지 말이다.

며칠전, 스폰서 검사가 결국 무죄로 결론이 났다고 한다.
황당하게도 항소장 제출기간 7일을 지키지도 않았고, 항소이유도 불성실하게 기재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를 묵인한 담당 특별검사, 그냥 바라만 보기만 하는 국민, 그리고 입만 여는 나...
과연 이들이 김길태보다 좋은 사람일까? 




Posted by 눠한왕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