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두배로 일하라"
"휴일도 반납하고 일하라"
"신입사원은 쉴 생각을 하지 마라"
일본전산이야기.
시뻘건 표지에 뭔가 어설픈 제목.
내용도 조금은 황당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일본전산. 표지에서 볼 수 있듯이 불황기에도 10배 성장, 손대는 분야마다 세계 1위를 하는 일본의 신화가 된 회사이다.
故 정주영 회장이 빈손에서 조선사업을 시작한 것 처럼,
일본전산의 CEO 나가모리 회장도 처음에는 세 평짜리 시골 창고, 직원수 네명 등 부족한 자금과 인력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직원 13만명과 매출 8조원의 막강한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일본전산의 성장과정을 보면, 과거 우리나라의 경제발전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할 수 있다' 라는 정신으로 남보다 2배, 3배 일하는 것 이다.
긍정의 정신과 노력의 자세를 가진다면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일본전산의 독특한 채용과정, 인재육성 방법에 있다.
처음 일본전산이 사업을 시작했을때, 뛰어난 인재를 채용할 수 없었다.
고학력자들은 연봉만 묻기에 바쁘다가, 작은 기업의 규모에 실망하여 퇴사하기 일쑤였다.
나가모리 회장은 이런 현실에서 독특한 인재채용 방법을 실시한다.
'큰 소리로 말하기 시험' '밥 빨리 먹기 시험' '화장실 청소 시험' 등등 그야말로 기상천외한 채용시험이 그 예이다.
그 중 '밥 빨리 먹기 시험' 의 내용을 보면, 응시자 전원에게 식사를 제공하면서 가장 빨리 먹은 사람을 선착순으로 무조건
합격시킨 것 이다. 물론, 이것이 채용시험이라는 말은 전혀 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와 같은 채용방식은 언론의 화제가 되기도 하고, 수많은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하지만, 나가모리 회장이 독특한 채용시험을 이어간 것은 '긍정적이고, 성실한 인재'를 뽑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학력과 상관없이 그 사람이 성실하기만 한다면 뛰어난 인재로 발돋음 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나온 것 이었다.
일본전산이야기. 분명 이 책에는 배울 점이 있다.
특히 힘든 일을 꺼려하는 젊은이들에게, 인재채용에 곤란함을 겪는 경영자들에게는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이 우리나라 CEO들이 유독 좋아하는 책이 된 것은 조금은 우려스럽다.
그들이 책의 내용 중에서 보는 것은 '임금, 복리후생에 연연하지 말고 회사를 위해 쉬지 않고 일하라' 는 것은 아닌지?
나가모리 회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자신도 직원들과 희생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 이다.
사장이 정신을 놓으면 '아무리 유능한 인재가 모여 있다 해도', 삼류 오합지졸로 바뀌는 것은 시간 문제다.
직원이 정신을 놓으면 경영자가 아무리 훌륭한 회사를 만들겠다고 결심해도 그 발걸음마다 덜미를 잡힐 수 밖에 없다.
-일본전산 中-
회사가 성장하기 위한 조건은 직원도 사장도, 모두에게 적용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